Since 1980 제주도 터줏대감 ‘명당양과’ 제주출신 아내따라 제주에 자리를 잡고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 광주에는 궁전제과, 천안하면 뚜쥬르... 제주하면 어디지? 궁금해 할 이들 많을 것이다. 1980년 연동 본점을 시작으로 제주시에만 본점, 신시가지점, 노형동점, 내도동점 등 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명당양과. 누가 바람 많은 제주 아니랄까 비오기 전 돌풍 휘몰아치는 오후, 서귀포에서 50km를 달려가 연동의 명당양과 본점에 도착했다. “아휴, 남편이 다 할 줄 알았는데, 하필 급한 일이 생겨 대전에 가셨네”라며 수줍게 인터뷰에 응하는 안주인 홍인옥 씨(52). 그의 남편 문종철 씨(56)는 명당양과의 공장장 출신으로, 지난 1996년 명당양과를 인수해 상호와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가며 현재까지 17년째 운영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근처에만 5~6개의 제과점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대각선 바로 앞 파리바게뜨 하나를 제외하고는 다 없어진 상태. 하지만 시내에 있는 본점의 주차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어 지난 2005년 아파트 단지에 2호점인 노형동점을 오픈하면서 무게중심을 옮겼다. 각 4개의 매장에서 모두 자체 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케이크와 같이 세밀한 기술력을 요하는 제품은 공장장이 상주하는 노형점에서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명당양과의 명물 찰보리빵과 쑥찐빵 보수적인 제주시민들의 편애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이 자주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17년째 일하고 있는 부영익 부장은 33살에 케이크 책임자로 입사한 이래 계속 명당양과의 제품을 총괄하며 한라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 이직률이 높은 직종임에도 명당양과의 직원들은 진한 팀워크를 유지한다. 주면에 아파트 단지와 초 중 고 대학교들이 모두 인접해있어, 식사빵의 종류도 다양하게 구비했다. 스테디셀러인 ‘단팥빵’과 ‘쌀빵’에 이어 최근 명당양과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은 ‘찰보리빵’. 추운 겨울 자라며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제주산 무공해 곡물 찰보리로 만드는 이곳의 ‘찰보리빵’은 밀가루를 전혀 섞지 않은 100% 찰보리만을 이용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하며, ‘찰보리호두과자’ 또한 일반 호두과자와는 다른 쫄깃쫄깃한 식감이 별미. 이곳의 명물 ‘쑥찐빵’의 택배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제품의 손상을 우려해 제주시 내에서 배달만 가능하다고. 하지만 일 년에 두 번 이성당이나 성심당을 둘러보고 홈페이지와 택배 시스템 등이 활성화된 것을 지켜보며, 긍정적인 자극도 받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확실히 받고 있다고. 아무리 제주도라 해도 외딴 섬에 떨어져 있다 보니 육지의 문화와 기술이 언제나 목마르단다. 때문에 직원들의 세미나 참석을 언제나 독려하곤 하며, 이들 부부 도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그들이 활동하고 있는 ‘한울회’에서 오는 1월 유럽투어를 가는데, 단지 부부동반 해외관광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매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여러 제과점을 다니며 선진의 제과 기술과 트렌드를 서치하고 토론하는, 말 그대로 산업시찰 수준이라고. 십칠년지기 식구들과 제주에 살어리랏다 부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한 번도 먼저 제과일 하기를 권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들이 군대 제대 후, 식품영양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 하더니 지난해에는 가업을 잇겠다고 선언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어서 가게를 물려주고 편안히 여생을 지내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누구보다 아들을 단단하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부부. 큰 곳에 나가 기술을 배워오라고 서울에 작은 방 하나를 얻어줬고, 현재 외동 아들 문해창 씨는(28세) 본누벨에서 8개월째 근무 중이다. 본누벨은 처음에 6개월 무조건 홀 근무를 해야 하기에 공장에서 일을 배운지는 이제 두 달째. 하지만 당장 아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위험한 미래를 물려줄 생각은 없기에 후회는 없단다. 얼마 전에 서울 갔다가,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일하러 나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는 홍 여사. 제대로 배워야 언젠가 명당양과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겨우 참았다고. 노형점 5층에서 기거하는 문 대표 부부의 꿈은 5년 안에 건물 전체를 베이커리 카페로 운영하는 것. 지점을 더 늘리려는 욕심 없이 명당양과 식구들 챙기면서 봉사활동으로 여생을 보내고 싶단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비행기가 몇시예요? 시간되면 제주식 국수 한 그릇 합서예”라며 오래된 고기국수집으로 앞장섰다. 주소_제주시 연동 261-20 문의_064-746-1848 취재·글·사진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