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를 향한 남다른 애정 사람들은 케이크와 함께 나이를 먹는다. 케이크에 꽂힌 초의 개수로 현재의 나이를 확인하고 케이크를 맛보며 보다 나은 미래를 기약하기도 한다. 또한 결혼, 입학, 승진 등 각종 기념일을 빛나게 하는 존재도 바로 케이크. 그래서 회기동의 아이러브케익은 특별한 케이크를 선보이기로 결심했다. 가게가 문을 열었던 초창기, 아이러브케익은 케이크 전문점이었다. 빵은 일절 만들지 않고 오로지 롤케이크, 생크림케이크 등의 케이크로 가게를 채웠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이러브케익이 주력하는 제품은 손님의 취향을 반영한 주문형 맞춤 케이크. 아이들이 열광하는 ‘만화 캐릭터 케이크’, 사진을 그대로 케이크에 옮긴 ‘포토 케이크’, 축하 인사말을 새긴 ‘글씨 케이크’ 등 아이러브케익의 주문 케이크는 각양각색이다. 손님의 요구사항에 따라 그때그때 케이크를 만들다 보니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날 때도 있었다. 일례로 일본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용 케이크를 만들었다가 저작권 문제에 휘말려 애를 먹었단다. 다행히 ‘재밌는 케이크를 판매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가게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어버이날, 스승의날,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아이러브케익은 특별한 케이크를 선물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5월에는 케이크 쇼케이스를 꽃 케이크 하나로만 채웁니다. 꽃 시장에서 직접 생화를 사와 꽃으로 장식한 케이크를 만드는데, 매년 반응이 뜨거워요. 꽃과 케이크를 한 번에 선물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군요” 새로운 상권을 구축하다 가게가 자리 잡은 곳은 경희대학교 사거리에서 세종대왕기념관으로 향하는 한적한 대로변이다. 번화한 대학가 상권에서 살짝 비켜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회기역과도 가깝지 않다. “이 자리에서 케이크 가게로 성공하기 어려울 텐데….” 가게를 시작할 당시, 주위 사람들이 너도 나도 우려의 목소리를 보탰다. 심지어 건물 주인까지 제과점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였다고. 주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주택가와 맞닿아 있어 자취생, 학부모들이 가게를 자주 들렀다. 또한 국가기관과 연구소가 많은 동네의 특성상 행사용 특별 케이크 주문도 꾸준히 들어왔다. 가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조용했던 거리에 자영 커피숍이 여러 곳 들어선 것도 기쁜 소식이었다. “빵도 함께 만들어 주세요” 케이크 전문점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러브케익은 현재 케이크뿐만 아니라 빵도 판매하고 있다. 빵을 굽기 시작한 건 순전히 주민들의 요구 때문이었다. “식빵 없어요?”, “왜 빵은 안 만드세요?”라는 질문을 수차례 받았고,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빵을 내놓게 됐다. 빵의 종류가 다양한 여타의 동네빵집과 달리 이곳의 빵은 단팥빵, 카스텔라, 소보로, 머핀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식빵을 자주 찾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식빵의 가짓수는 다양하게 늘렸다. 대표 식빵은 완두콩이 콕콕 박힌 완두콩식빵, 큼지막한 밤이 더해진 밤식빵, 7가지 곡식이 들어간 칠곡식빵 등 고소하고 담백한 제품이 주를 이룬다. 손님을 위해 빵을 내놓긴 했지만 여전히 양 대표는 케이크를 더 좋아한다. 그와 케이크의 인연은 각별했다. 가게를 창업하기 전, 그는 가양동에 자리한 기쁜우리복지관의 오베프베이커리에서 지적 장애인에게 제과제빵을 가르치는 교사로 수년간 일했다. “제가 지도했던 학생들이 장애인 제과기능대회에서 케이크로 여러 차례 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양상열 대표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롤케이크 전문점을 2호점으로 열고 싶어요. 홍삼을 곁들인 롤케이크를 만들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지 않을까요?” 롤케이크 열풍이 불기 전부터 일찌감치 롤케이크를 판매했던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롤케이크를 개발할 예정이다. 케이크를 사랑한 그의 꿈이 조만간 이뤄지길 바라본다. 취재‧글 구명주 사진 이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