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도르 코트도르를 부산에서 맛볼 수 있게 된 사연 부산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이십분 정도가면 도착하는 용호동. 예전에는 해운대나 남포동에 상권이 밀집되어 있었다면 최근 몇 년간은 용호동일대에 고급아파트촌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제과점 상권도 형성되었다. 그 중에 요즘 용호동 주민들의 편애를 듬뿍 받고 있는 곳은 바로 ‘코트도르(Cotedor)’. 후쿠오카 다자이후에 본점을 두고 오호카오점, 덴진의 미쯔코시백화점 등 3개 지점에 이어 지난 2010년 부산 용호동에 4호점이자 한국 본점을 낸 것. 코트도르는 1969년부터 2대째 빵맛을 이어오고 있는 곳으로, 일본내에서조차 지점 확장을 꺼리는 기타지마 세이타로 사장을 이가진 대표가 지속적으로 설득해 한국점 오픈을 성사시키게 되었다고. 로열티를 감수하면서 일본의 제과점을 들여온데는 이 대표 나름의 확고한 이유가 있었다. 일본에서 유학시절을 보내며 일찍이 일본에서 수준 높은 빵들을 접해온 이 대표는 정말로 맛있는 일본빵을 내 고향에 맛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후쿠오카의 맛 그대로 용호동의 어느 고층아파트 상가에 내리자 아이스 블루색의 세련된 외관부터 손님들을 끌어당긴다. 투명한 샹들리에 아래 한 치의 틈도 없이 펼쳐진 제품들의 진열대는 깔끔 그 자체. 그 끝에는 오픈키친 형식의 공장이 자리잡고 있고, 그 유명한 생크림을 자랑하는 케이크 쇼케이스가 시야에 들어온다. 일본인이 이 매장에 들어왔다 일본 매장과 너무 똑같아 자기도 모르게 일본어로 계속 말해버렸다는 실수담도 수긍이 간다. 인테리어는 물론 맛의 세세함까지 일본 본점과 같다. 코트도르 한국 본점에서는 한 달에 한번 후쿠오카를 방문해 일본 본점과 지속적으로 레시피를 공유함은 물론, 파티시에도 일본 코트도르 출신들로 구성했다. 용호점의 오픈멤버인 오가와 셰프가 후쿠오카로 돌아간 후에는 안라키 셰프와 공명 부장이 맡아서 제품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제품의 종류는 일본과 큰 차이 없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도 개발한다. 재료도 천연재료만을 일본 홋카이도에서 직접 공수해 왔지만, 최근 방사능 문제가 대두되자 국내에서 수급하고 있다고. 대리석 작업대 위에서 초콜릿을 얇게 굳혀나가는 카네이션 기법이 일품인 ‘카네이션 케이크’는 코트도르의 시그니처 케이크.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에 특히 인기가 많은 이 케이크를 구입하기 위해 전국에서 택배문의가 오지만, 제품의 완성도와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 일체 거절하고 있다고. 일본답게 깔끔한 패키지 속 앙증맞은 병아리 만주와 마들렌 등 일본식 과자는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달지 않은 생크림과 부드럽고 담백한 비스퀴가 조화를 이룬 ‘롤케이크’, 바삭바삭한 페이스트리 사이사이에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밀푀유’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일본 본점과는 별도로 자체개발한 ‘치즈 푸랑부아즈’는 프랑스산 자연치즈와 생크림, 크림치즈의 정직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귀여운 토끼모양의 산딸기 무스케이크 ‘우사기짱’과 ‘도라에몽’등 캐릭터 빵은 지난 어린이날 부산 어린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고. 용호동 주민들에서 부산 시민들의 아지트로 코트도르가 위치한 GS하이츠단지는 용호동에서 단일 아파트로는 가장 많은 세대수를 자랑하는 아파트촌으로 처음에는 아파트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트도르 용호점 오픈 일 년 반, 이제는 부산 전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각지에서 손님들이 몰려든다. 특히 거제도에 있는 아내에게 사다주기 위해 매주 금요일 늦은 밤 거가대교를 타고 오는 젊은 남편이 기억에 남는다고. 거의 매일 매번 빵을 쓸어담다시피 하는 미시족 손님도 있다. 하루는 집에 식구가 많냐고 묻자, 밥 대신 빵으로 먹는다며 이 곳의 빵은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다고 말하는데 되려 걱정이 되어 “밥도 드세요”라고 말했다는 매니저. 주변의 다른 제과점에 비해 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민들에게 입소문을 타자, 지난해 12월 코트도르의 세컨드 브랜드 격인 ‘베니 바이 코트도르’ 마린시티점을 오픈했다. 또한 지난 6월 11일에는 해운대 센텀시티점을 오픈해 부산시민들이 더 찾기 쉽게 되었다. 코트도르 빵을 먹기 위해 부산까지 와야 하냐는 서울 손님들의 원성에 조만간 서울에서도 맛볼 수 있을 거라 귀뜸해주는 이 대표. 서울에서도 어서 코트도르를 만나볼 수 있기를. 부산 남구 용호동 197 GS하이츠자이상가 401동 114호. 051-612-2243. 취재·글_이상민 사진_이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