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BokGeun Bakery 이복근 베이커리 동네와 이름은 바뀌었어도 30여 년 동안 진득이 그 명맥을 이어온 빵집이 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온 ‘이복근 베이커리’의 빵집 인생 2막을 들어보자 취재•글 한사랑 사진 이재희 다시 찾아온 제 2막의 빵집 인생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대부분인 가락시장역에 동네빵집 하나가 눈길을 끈다. ‘이복근’ 이라는 친숙한 이름 세 글자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복근 베이커리’다. 이곳에 터를 잡은 지는 1년밖에 안됐지만 대표의 30여년 경력과 장사 수완 덕분에 빠르게 동네를 대표하는 빵집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복근 베이커리는 1986년, 봉천동에 ‘신라방’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989년, 신길동에 본격적으로 ‘이복근 베이커리’란 간판을 내걸었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개별 포장과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로 금세 입소문이 나 그후 봉천동, 사당동, 송파동, 응암동에 체인을 내며 그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변화가 필요하다 느낀 2002년, ‘이복근 베이커리’란 상호를 내리고 당시 크게 성장하고 있던 ‘빵굼터’란 상호로 바꾼다. 매장을 양재로 옮기고 빵굼터로 10년 동안 무탈하게 가게를 운영하던 중,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들어오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결국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업종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그 사이 군대를 제대한 아들이 3년 동안 빵을 배우며 진지하게 아버지의 뒤를 잇고 싶다 말했고, 그 말에 힘을 얻어 작년 4월 다시 ‘이복근 베이커리’를 열게 됐다. ‘이복근 베이커리’라는 상호를 그대로 사용한 이유는 지역 주민들에게 동네빵집이라는 친숙한 느낌을 주고 싶었고 더불어 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손님들을 위해서였다. 실제로 손님들이 우연히 가락동을 지나가다가 가게 이름을 보고 들어와 30년 전 신길동에 있던 그 ‘이복근 베이커리’가 맞는지 물어보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이처럼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그때의 이복근 베이커리를 기억하고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추억과 유행이 맞닿아있는 빵집 총 100여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하는 이복근 베이커리는 토탈 베이커리 형태를 유지하지만 여러 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제품을 꾸리는 편이다. 이복근 베이커리가 위치한 가락동은 새롭게 산업지구가 형성된 동네인 만큼 회사원이나 젊은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최근 유행하는 앙버터, 프레첼, 마카롱과 같은 품목을 구비했다. 또한 병원과 주택단지가 있는 점을 감안해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구리볼, 베이비 만주, 도넛 등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옛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제품부터 젊은 층을 겨냥한 최신 제품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이복근 베이커리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이복근 베이커리는 항상 제품을 신선하게 유지한다. 이복근 베이커리의 대표제품으로는 ‘유기농 먹물 샌드위치’와 ‘마늘 바게트’를 꼽을 수 있다. ‘유기농 먹물 샌드위치’는 버터 함유량을 높인 부드러운 통밀빵에 먹물을 섞어 달콤함을 더하고, 직접 만든 특별한 머스터드소스를 넣은 샌드위치다. 양상추를 풍성하게 넣어 씹는 맛을 살린 것이 특징. 샌드위치의 경우 소진율이 좋아 이 대표가 직접 매장에서 만들고 있다. 또한 30년 전 처음 이복근 베이커리를 열었을 때부터 줄곧 판매하고 있는 ‘기리쉬 붓세’도 인기제품 중 하나다. 달지 않은 다크 초콜릿에 머랭슈를 샌드해 만든 부드러운 초코 케이크다. 이복근 대표는 “빵은 배움의 연속”이라 말한다. 현재 대부분의 빵은 아들인 이광호 셰프에게 맡기고 있지만 항상 같이 세미나에 참여하고 새로운 레시피를 연구하며 빵에 대한 배움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가락시장역에서 오랫동안 추억의 빵집으로 남는 것이 이복근 베이커리의 꿈이란다. 주소 서울 송파구 중대로9길 32(가락동) 문의 02-431-8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