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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잡지

카늘레는 신비롭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과자를 하나 꼽자면 단연 카늘레다. 꺼먼 색감때문에 외면 받던 시절이 무색하게 갑자기 급부상한 이유가 있으니 바로 '겉바속촉'의 식감. 그런데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 베스트셀러의 실체가 그 어떤 구움과자보다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끈기와 인내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제과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까다로운 구움과자의 '리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자. 글을 읽고 나면 카늘레를 굽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소나 성현아 셰프
"성현아는 카늘레가 대체 불가능한 구움과자라고 생각한다."



Q 카늘레는 셰프님에게 어떤 제품인가요?
카늘레는 하루의 시작을 여는 제품이에요. 굽는 시간이 길어 제일 먼저 오븐에 들어가거든요. 그리고 동시에 민감한 제품이기도 해요. 계절이나 만드는 사람의 스킬에 따라 모양의 변형도 심하고 꾸준히 생산하지 않으면 그 품질이 잘 유지 되기 어려워요. 반죽을 잘 만들었는지 아닌지도 구워 보면 단번에 그 차이가 드러나기도 하죠. 그래서 처음 카늘레 반죽 만드는 법을 배우는 직원들은 다른 제품들보다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랍니다.



보느파티스리 김지연 셰프
"김지연 카늘레에서 행복을 느낀다"




Q 카늘레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면?
프랑스 제과점에서 일할 때 카늘레는 주말에만 선보이는 브런치 메뉴 중 하나였어요. 카늘레 반죽은 보통 3일 전에 준비하는데 워낙 예민하고 어려워서 다들 하기 싫어했어요. 아니, 정확히는 두려워하고 꺼려했어요. 실패 원인을 제대로 아는 사람조차 아무도 없었거든요. 한 번은 다른 동료가 반죽을 맡고 제가 퀴송(굽기)을 맡았는데 50개 중 20개만 겨우 성공해 테이블에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등에서 땀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을 실감했지요.



프라이데이 베이커리 유현주 셰프
"유현주는 카늘레에 온 마음과 열정을 쏟는다"

 

Q 카늘레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몇 해전 오직 오리지널 카늘레를 경험하기 위해 프랑스 보르도를 여행하면서 수많은 카늘레를 먹어보고 온 적이 있어요. 마트에서도 흔하게 판매를 할 정도로 카늘레를 사랑하는 보르도에서는 편하게 매일 먹는 디저트다 보니 얼마나 바삭한가 촉촉한가의 디테일한 식감보다는 부드러운 단맛과 진한 럼의 향이 인상적이었어요. 돌아와서는 이를 공유하고 싶어 카늘레 워크숍을 열기도 했답니다. 보르도에서 사온 카늘레와 프라이데이 베이커리의 카늘레를 함께 시식하면서 프랑스 디저트에 관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눴던 소중한 시간이 기억나네요.



리틀빅토리 박지헌 셰프
"박지헌에게 카늘레는 세밀하고 정확한 공정을 거쳐 탄생하는 과자다"




Q 카늘레를 만들 때 가장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요?
카늘레가 눅눅한 식감이 되지 않도록 구움색을 진하게 내 굽는 편입니다. 또한 바삭하게 굽더라도 습도가 높을수록 쉽게 눅눅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장 내에 제습기를 가동해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통제하고 있어요. 그래야 캐러멜라이즈가 잘 돼 특유의 그윽한 향과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씹는 맛이 좋은 바삭함, 질척거리거나 무너지지 않고 촉촉함이 어우러집니다.



블렌디 스튜디오 홍은경 셰프
"홍은경에서 카늘레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Q 셰프님에게 카늘레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게 카늘레는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가진 디저트입니다. 베이킹과 인연이 닿게 된 계기이자 베이킹 스튜디오를 하게 된 이유예요. 책 출간, 라이브 방송, 매거진 인터뷰, 온라인 강의 등 카늘레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네요. 지금까지 정말 많은 카늘레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그렇다고 누구보다 카늘레를 잘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누구보다 카늘레를 좋아하고 많이 먹어봤다고 자부합니다. 카늘레는 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제 최애디저트입니다.


 
르솔레이 박효진 셰프
"박효진은 카늘레와 벗어날 수 없는 사랑에 빠졌다"




Q 카늘레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나요?
르솔레이 오픈 초기부터 대전에서 최소 2주에 한번씩 오시는 단골손님이 있어요. 항상 매장에서 카늘레를 먹고 가셨죠. 그 손님이 지금까지 맛본 카늘레가 100개는 가볍게 넘을 정도로 르솔레이의 카늘레를 좋아해 주신답니다. 이젠 카늘레 하면 그 분이 먼저 떠오를 정도예요. 


 
로브니 임호연 셰프
"임호연, 카늘레는 완까지 쏟는 정성이 결코 가볍지 않은 디저트다."




Q 카늘레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프랑스 유학 초기, 보르도에 도착해 처음 먹어본 디저트가 카늘레였습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관광 상품용 카늘레를 멋모르고 구매해 먹고는 실망했답니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파티스리에서 제대로 된 카늘레를 다시 먹고 오해를 풀었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유명한 곳도 아닌 동네 파티스리에서 먹어본 카늘레는 럼의 향과 반죽의 맛이 잘 어우러져 처음 경험해보는 식감과 맛이었답니다. 아직도 그 카늘레의 인상적인 맛이 기억에 남습니다.



꾸꾸 이예은 셰프
"이예은에게 카늘레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포문이다"




Q 셰프님 기억 속 보르도 카늘레는 어떤 맛인가요?
프랑스 중부 지방인 푸아티에(Poitiers)에서 유학 생활을 해서 주변 도시들을 자주 여행하곤 했는데 그 중 한 곳이 보르도였어요. 저는 여행하는 동안 각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나 과자를 찾아다니는 편이라 보르도에서는 늘 카늘레를 먹었어요. 보르도에는 유명한 카늘레 숍이많지만 바닷가와 가장 가까운 파티스리를 좋아했어요. 카늘레를 사서 바닷가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먹던 기억이 나요. 보르도는 제가 힘들 때 자주 가던 곳이고 그때마다 카늘레를 먹었기 때문에 제게 카늘레는 휴식의 맛이라는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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