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링 모양의 베이글은 반죽을 끓는 물에 익힌 후 오븐에서 구워 만든다. 비주얼은 투박하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맛과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스프레드나 잼 등을 곁들여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밀가루, 이스트, 물, 소금만으로 만들기 때문에 비건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이러한 베이글 열풍을 타고 국내 곳곳에 베이글 전문점들이 등장하고 있다. 베이글시장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중이다. 사진 출처 각 업체 인스타그램
>포비 베이직 >투썸즈업 >코끼리베이글
개성 있는 메뉴들로 선택의 폭을 넓히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강조하는 정통 베이글부터 반죽에 각종 재료를 더한 베이글,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베이글 샌드위치까지 저마다의 개성을 살린 베이글 전문점들이 점차 늘고 있다. 베이글은 흔히 가로로 반 갈라 크림치즈를 샌드해 먹는다. 이에 창의적이고 다양한 크림치즈 종류를 내세우는 곳이 많다. 무화과, 토마토, 블랙 올리브 등 8가지 크림치즈를 선보이는 서울 합정동의 ‘포비 베이직’은 인기에 힘입어 마켓컬리에도 입점했다. 서울 대현동에 위치한 베이글 전문점 ‘마더린러’는 크림치즈에 훈제 연어를 넣어 스모크한 풍미를 더한 훈제 연어 크림치즈를 비롯해 베이컨 토마토, 할라피뇨, 선 드라이드 토마토, 베지터블 등 짭짤하고 감칠맛을 더한 크림치즈를 만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생크림 베이스의 크림과 과일을 함께 샌드하거나 고구마, 단호박 등 구황작물로 만든 스프레드를 더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도 인기다. 망원동의 ‘투떰즈업’은 각종 크림과 과일을 넣은 ‘베이글 샌드’로 유명하다. 알록달록한 재료로 빈틈없이 채운 베이글 샌드의 단면을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망원동의 ‘브릭 베이글’은 반죽 속에 필링을 채우고 구워 그 자체로 촉촉하게 즐길 수 있는 베이글을 선보인다.
현지의 맛을 재현한 정통 베이글로 꾸준히 호응을 얻는 곳들도 있다. 서울 영등포와 용산 두 지점을 운영 중인 ‘코끼리 베이글’은 화덕에 구워 한층 쫄깃한 식감이 두드러지는 베이글을 만날 수 있다. 최근 강남에 오픈한 ‘웨인스 베이글’ 역시 캐나다 몬트리올의 정통 화덕 베이글을 판매한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애니오케이션
베이글 열풍을 증폭시키는 쌍두마차
최근 몇 년 새 등장한 베이글 전문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개성 있는 인테리어다. SNS 인증 욕구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수요가 맞물려 베이글의 인기는 날로 치솟는 중이다.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애니오케이션이다.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유럽의 한 골목을 연상시키는 외관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오픈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다. 영업시간 전부터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메뉴 역시 기본 베이글부터 베이글에 쪽파와 부추를 넣은 크림치즈를 듬뿍 샌드한 ‘쪽파부추어니언’, 참깨 베이글에 꿀을 곁들여 먹는 ‘브릭레인’ 등 다채롭게 갖췄다. 카페노티드를 론칭한 GFFS가 지난 2월 오픈한 그로서릿(grocery+eat) 브랜드 애니오케이션은 베이글과 함께 델리 메뉴, 와인, 수제 잼, 꿀, 오일 등 식료품을 취급한다. 특히 베이글을 활용한 브런치 메뉴를 제공해 색다른 베이글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베이글 열풍에 합류한 식품업계
베이글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자 식품업계도 베이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던킨은 기존 ‘플레인 베이글’을 리뉴얼함과 동시에 담백한 풍미를 가득 살린 고메 베이글 2종(깜빠뉴 · 바질)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밀크앤허니 아인슈타인 브로스 베이글’ 파베이크 3종(플레인 · 어니언 · 블루베리)을 온라인 전용으로 내놓았다. 이 제품은 반죽을 90% 정도 구워 급속 동결한 파베이크 냉동반죽으로, 160℃ 에어프라이어에 6분간 데우면 집에서도 갓 구운 베이글 맛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