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계절보다 다양한 과일을 만날 수 있는 여름. 그중에서도 씹는 순간 퍼지는 상큼하고 달콤한 제철 체리를 맛봤다면 여름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들어 체리는 검붉은 빛 색깔은 물론 과육이 비교적 단단하고 당도와 산도를 고루 지니고 있어 디저트에 자주 활용되고 있다. 올여름 특유의 식감과 비주얼로 디저트에 맛과 멋을 더하는 체리 디저트를 만나보자.
과일의 다이아몬드, 체리
체리에는 식이섬유, 칼륨,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비타민C와 폴리페놀 함량도 높다. 체리에 함유된 멜라토닌, 엘라그산 등과 같은 항산화 성분은 불면증에 도움을 주고 통풍 질환을 예방하며 통증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혈당지수는 낮고 식이섬유는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해 활력이 떨어지는 여름철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진한 붉은색의 빙(Bing) 체리가 가장 유명하며 고당도의 노란색 레이니어(Rainier) 체리도 매년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본격적인 여름철 체리 시즌은 5월부터 시작하며 미국산이 주를 이룬다. 미국에서 유명한 체리 생산지는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두 곳으로, 캘리포니아 체리가 워싱턴 체리보다 두 달 정도 먼저 수확한다. 따라서 5월부터 6월 초까지는 캘리포니아 체리를, 6월 중순부터는 북서부 체리로 알려진 워싱턴 체리를 만날 수 있다. 즉 남은 여름 시즌 동안 시중에 유통되는 체리는 미국 워싱턴 체리라는 의미다. 참고로 칠레 체리의 제철은 겨울이다.
미국 북서부 체리는 워싱턴을 중심으로 오리곤, 아이다호, 유타, 몬태나 등 5개 주에서 생산되며 미국산 수입 체리의 80%를 차지한다. 새콤달콤한 맛과 진한 붉은 과즙이 특징인 미국 북서부 체리는 ‘과일의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록키산맥과 캐스케이드 산맥에 둘러싸여 있는 미국 북서부 체리 농장은 화산 지역 특유의 비옥한 땅과 일교차가 18℃ 이상 벌어져 체리 재배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어 맛과 영양소가 풍부하다.
체리의 매력을 담은 디저트
체리 시즌을 맞아 디저트업계에서는 생체리를 가득 올려 싱그러운 비주얼을 뽐내는 체리 디저트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끌라시끄는 체리와 피스타치오 두 재료의 밸런스에 초점을 맞춘 ‘세리즈 피스타슈’를 선보였다. 체리의 부족한 당도를 체리 콩포트로 채우고 묵직한 피스타치오 프랄리네와 산뜻한 그랑 마르니에 크림을 더해 맛에 균형을 잡은 제품이다.
이처럼 상큼한 체리가 고소한 피스타치오와 훌륭한 궁합을 이룬다는 점을 이용해 여름 디저트를 완성한 업체가 많다. 카페 아뮈제는 피스타치오 다쿠아즈 사이에 키르슈 바닐라 크림과 체리를 듬뿍 넣어 만든 ‘체리쉬 케이크’를, 비앙슈는 고소한 피스타치오 아몬드 크림과 체리 콩포트에 레몬 라임 젤리로 산뜻한 포인트를 준 ‘체리 타르트’를 출시했다. 카페 장쌤은 피스타치오로 만든 푸딩과 체리 과육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피스타치오 체리 푸딩’을 소개했다. 이 제품은 무더운 여름에 즐기기 좋은 식감으로 특히 주목을 받았다.
또한 체리에 쌉싸래한 초콜릿을 매치한 곳도 있다. 앙뿌는 살구, 아몬드 리큐르인 아마레토 향을 입힌 체리와 발로나 과나하 다크초콜릿을 조합한 ‘포레누아’를 선보였다. 데일리소유에서는 초콜릿 사블레, 체리를 넣고 구운 체리 초콜릿 아파레유, 체리 가나슈, 키르슈 몽테 크림, 생체리로 구성된 ‘체리 타르트’를 만날 수 있다.
한편 라티지의 ‘체리 타르트’, 앙띠크의 ‘체리 치즈케이크’처럼 상반되는 맛을 매치하기보다 상큼함을 더욱 부각시켜 여름철 잃어버린 식욕을 돋아줄 디저트도 눈에 띈다. 전자는 루바브와 히비스커스를, 후자는 레몬과 치즈케이크를 조합해 체리의 상큼한 맛을 극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