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싶은 듀꼬뱅 Deux Copains 반가워 Deux Copains(두 친구) ‘고심하라, 더 나은 곳이 있을 것이다. 발품을 팔아라, 그만큼 돌아올 것이다’ 만족스러운 수제빵집을 찾기 위한 시작은 항상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작된다. 월초, 수제빵집 서치를 시작했던 날 홍대 인근에서 만난 듀꼬뱅의 첫인상은 꽤 좋은 편이었다. 작은 매장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제품들이 빽빽하게 진열돼 있었고, 그 덕에 지갑을 든 채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해야 했다. 근사한 볼륨감을 자랑하는 크루아상과 몇 가지 빵을 산 다음 가게를 나섰고, 크루아상을 맛보는 순간 직감했다. 이번 달은 여기라고. 두 친구란 뜻의 듀꼬뱅은 홈베이킹을 즐겨하던 평범한 직장인 홍희경 씨와 초콜릿 전문숍에서 부책임자로 있던 강기완 셰프가 결혼 후에 오픈한 숍이다. 예전부터 카페 창업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자신들이 꿈꿔왔던 모든 것들을 직접 실현하기로 했다. 따로 업체를 부르지 않고, 주방기기와 집기를 고르고 홀을 꾸미길 약 한 달, 2010년 11월에 동교동에 문을 열 수 있었다. 동교동은 홍대와 가까운 상권이긴 하지만 번화하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 덕에 듀꼬뱅이 들어오기 위한 공사를 시작하자 여기에 웬 카페냐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보는 주민들이 꽤 많았다고. 물론 지금은 대부분이 단골이 됐지만 말이다. 주방과 홀을 합쳐 약 10평 정도 되는 공간은 절대 넓다고 말할 수 없지만 소박하고 따스하다. 손님이 줄지어 몰려 복닥거려도 사랑스러운 가게. 부부는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손님과의 따스한 교류가 즐겁다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곳에 와서 친구가 되어 나가는 기쁨. 예전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맛으로 승부하다 ‘SBS 생활의 달인’에서 밸런타인 초콜릿의 달인으로 선정된 강 셰프는 꼼꼼한 성격으로 듀꼬뱅의 제품을 책임진다. 수제 초콜릿도 인기가 좋지만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크루아상과 브라우니. AOC 이즈니 버터를 넣어 만든 크루아상은 버터가 켜켜이 잘 펴져 있어 한입 베어 물면 바사삭 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에 고소함만을 남긴다. 웬만큼 크루아상으로 명성을 떨치는 숍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을 뿐 아니라, 1,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은 눈을 의심하게 한다. 초콜릿이 윗면에 듬뿍 발린 초콜릿 크루아상도 달콤한 맛으로 사랑받는 제품 중 하나. 벨기에산 다크초콜릿이 듬뿍 들어간 브라우니는 진하고 촉촉한 맛이 인상적이다. 한입만 베어 물어도 달콤 쌉싸래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워낙 진하기 때문에 하프로 판매도 하는데 지금은 듀꼬뱅의 베스트 제품이 됐다. 이 외에도 호두를 넣은 촉촉한 단팥빵, 포슬포슬한 스콘, 하얗고 보드라운 베이비 팡은 꾸준히 인기넘치는 제품이다. 진정한 핸드메이드 빵만 약 20여종, 쿠키 5~7종류, 구움 과자, 케이크, 초콜릿까지. 그러나 단 한 제품도 대충이란 없다. 보통 일반적인 많은 빵집에서 단과자빵 반죽 하나로 수많은 빵을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듀꼬뱅은 단 하나의 빵도 같은 반죽을 사용하지 않는다. 케이크 또한 만드는 데에만 총 이틀 정도 걸리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홍희경 씨가 좋아하는 직수입 본마망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작업을 하고 있는 것. 베이커리 카페답게 커피도 놓칠 수 없어 원두는 직접 집에서 로스팅해서 가져오고 있다. 모든 제품에 방부제와 첨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8월부터는 전 제품에 우리밀을 사용해 조금 더 건강한 빵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사실 우리밀을 사용하면 빵의 내구성이나 빵이 가진 특징적인 쫄깃한 식감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최대한 기존과 비슷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충분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기존 단골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식감과 질감의 차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기도. 신제품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 신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린다. 매일매일 제품에 약간의 변화를 주면서 제품이 어떻게 변하고 좋아지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밀가루의 양을 줄이거나 늘린다거나 굽는 시간이나 온도를 바꿔 제품이 변하는 상태를 본다. 손님들은 잘 모르는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체크하고 기록하면서 최상의 제품이 나오게끔 하는 것이다. 보통 열정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건 이게 다가 아니다. 새벽에 오픈 준비를 시작해 밤에 문을 닫는데도 불구하고 오픈 후 1년까지는 주 7일을 연중무휴로 일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빠른 시간 내에 자리를 잡긴 했지만. 이는 부부가 가게를 정말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는 주 6일 근무로 일요일을 휴무일로 정하긴 했지만 모든 제품을 자신들의 손을 거치는 책임감만은 여전하다. 30년 된 낡은 세탁소가 두 친구(듀꼬뱅)를 만난 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간다. 그 오래된 세탁소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동교동을 지킬 듀꼬뱅이 될 거라 확신한다. 취재ㆍ글 구효선│사진 이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