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역 근처에 위치한 보물 같은 동네빵집 파네트는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을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동네 주민들은 물론 멀리서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취재·글 우재연 사진 이재희 건강한 식문화를 담은 베이커리 공덕역 근처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맞닿아 있는 골목길, 큰길과 달리 한적함마저 느껴지는 이곳에 유난히 북적이는 곳이 있다. 바로 깔끔한 외관이 눈길을 끄는 ‘파네트(Panet)’. 이미 지역 맛집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어 주위에 거주하는 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동네빵집이다. 음료를 함께 즐길만한 객석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베이커리 카페란 말 대신 빵집이란 단어를 쓰고 싶은 이유는 그만큼 다양하고 맛있어 보이는 제품군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커다란 회색 간판에 당당히 올린 ‘자연 발효’란 문구가 인상적이다. 짐작대로 파네트는 이곳의 주인장인 장은진 대표가 ‘빵을 통해 건강한 식문화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으로 지난 2015년 오픈한 곳이라고. 한때 아동복 디자인 일을 하던 장 대표는 어느 날 말기 암 판정을 받았고, 그 치료 과정에서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2008년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에서 제과제빵 과정을 이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파네트를 열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하드계열 빵을 주력으로 선보였지만 현재는 단호박과 삼색콩을 넣어 만든 ‘텃밭깜파뉴’ 등 한국 식재료를 활용해 좀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빵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빵 외에도 소비자가 먹는 즐거움을 느끼고 영양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수제로 만든 각종 사이드 메뉴를 갖추고 있다. 빵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브런치, 수프, 음료, 잼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각종 페이스트리, 구움과자까지 총 10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단일 매장에서 이렇게 많은 제품을 소화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다 오픈 초 파네트는 지금보다 카페의 비중이 더욱 높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장은진 대표는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2017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했다. 베이커리 메뉴를 늘리고 좌석을 축소시키는 한편 주방 통유리창은 그대로 유지한 채 생산 공간을 넓혀 고객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매장 인테리어를 편안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로 바꾸고 파네트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브랜딩을 통해 보다 탄탄한 기틀을 마련했다. 패키지는 물론 제품과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서 고객의 입장에 서서 운영 방식을 보완했다. 다양한 패키지 라인을 준비하고, ‘내게 주는 선물’이라는 슬로건으로 빵이 주는 위로를 손님들에게 이미지화한 결과 선물용 제품 구매층이 높아졌다. 또한 임민섭 제과기능장이 합류해 협업을 하게 되면서 파네트의 제품들이 보다 다채롭고 탄탄한 구성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재료에 있어서도 페이스트리류에는 AOP 인증 버터를, 빵류에는 각 제품의 특성에 맞게 여러 나라의 밀가루를 블랜딩해 사용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의도치 않게 ‘크루아상 맛집’이라는 입소문이 나 생산량이 늘어난 탓에 지난 2017년 말에는 광화문에 2호점 매장을 오픈하고 페이스트리 작업에 초점을 맞춰 생산 공간을 구축했다. 처음에는 크루아상류만을 판매했으나 요즈음에는 천연발효빵류도 판매 중이다. 지난해 11월, 파네트는 마이스터 식빵 브랜드 ‘분(分)’을 론칭하며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했다. 분은 세계 각국 빵의 특징을 담은 식빵 라인업으로 숍인숍 개념으로 운영 중인데,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 올리브가 콕콕 박힌 ‘이태리 식빵’, 버터의 풍미가 매력적인 ‘영국 식빵’, 일본식 탕종법으로 표고버섯으로 우린 물을 넣어 만든 ‘일본 식빵’, 다양한 잡곡과 호두가 어우러진 ‘독일 식빵’까지 총 4가지가 준비돼 있다. 대부분의 식빵 전문점들이 다양한 충전물을 넣은 식빵에 주력한다면 파네트는 온전히 식사용 식빵에 집중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장은진 대표는 향후 이 4가지 식빵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별도의 매장을 내는 것도 계획 중이란다. 최고급 식빵용 밀가루로, 1200분간의 숙성 시간을 거쳐 고객 한분 한분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은 ‘분’. 이러한 세심한 브랜딩 작업을 통해 파네트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